성북동은 오래전부터 서울의 주요 거주지 중 한 곳이다. 직사각형 형태의 본 대지는 옛 간송미술관의 땅이었던 곳을 일부 주택 필지로 분할하면서 생겨났다고 한다. 뒤로는 간송미술관의 숲이, 앞으로는 서울성곽이 펼쳐 보이는 곳으로 옆으로는 비슷하게 생긴 대지가 몇 개에 걸쳐 이어져 있다. 모두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것으로 이곳만의 독특한 가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는데 전면은 차고 겸 상가로, 안쪽으로 마당과 주택이 배치되어 있었다. 동네만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기능적인 볼륨을 배치하기 위해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앞뒤로 펼쳐진 풍경을 가로막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하여 거리를 지나는 사람에게도 안쪽에 생활하는 사람에게도 기분 좋은 거리 풍경이 되고자 했다. 주택과 상가를 결합하여 계획할 때 일반적으로 저층 상가-상층 주택이라는 수직적 배치를 기본으로 한다. 하지만 이 땅에서는 전면 상가-후면 주택이라는 개념으로 기능을 수평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사이사이 길과 마당을 확보하고 빛과 바람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전면 상가와 통로를 지나 안쪽 마당을 거쳐 집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동선을 계획하고, 집안에서 오픈된 영역인 주방과 프라이빗 한 거실 및 침실 영역을 구분함으로써 복합기능의 건축물이지만 각 구성요소들이 위계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순수한 볼륨의 형태는 시간을 견디고 자연의 재료는 세월의 흔적을 차근차근 쌓아 나갈 것이다.